제목 | 하늘아래 갈대소리 | 등록일 | 2007.11.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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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아래 갈대소리 11월 봉사 프로그램 신청기간이 시작되었을 때 우리팀 P대리 반찬 만드는 기술 익혀 굶지 말고 다니라고 “김장김치 담기” 를 함께 하려다가 조기 마감되는 바람에 대신 “하늘공원”을 신청하게 됐죠. 근데, 우리팀 P대리 왈 “과장님! 이거 장난 아닙니다. 잘 생각해야 합니다” 라며 진짜 봉사하는 마음 없으면 못한다며 다시 한번 재고해 달랍니다.선배 생각하는 마음은 고맙지만 전 혼자 생각합니다. “P”대리 사실 나, 신입사원 연수때 교남소망의 집에서 다운증후군 장애인과 함께 하루종일 봉사활동 했었다” 전 그때 배웠죠. “장애인을 장애인으로 대하지 말고 비장애인과 똑같이 대하라!” 11.16.(금) 12:30. 상암월드컵 경기장역. 1시간 전에 와서 기다리고 있던 장애인들과 상견례를 하고 1:1 짝궁을 소개 받았죠. 어색하지 않는 첫 만남을 만드느라 자원봉사자들 호구조사, 웃음소리, 스킨쉽 한바탕 시장통이 되었네요. 제 짝은 김주형씨 였는데, 31세인데 무척 낙천적인 성격의 청년인 것 같습니다. 식사도 느긋느긋 여유롭게, 계단도 조심조심, 음식은 돈까스를 좋아하고, 사진 촬영을 엄청 좋아해서 덕분에 많이 찍었습니다. 첫번째 과제는 식사메뉴 정하여 함께 식사하기. 다들 난리 났습니다. 모형으로 만들어 놓은 매뉴 앞에서 고르느라 여념이 없네요. 첫 대면때 짝꿍의 기호를 미리 파악해 놓은 친구들은 쉽게 매뉴를 정하네요. 식사시간이 되어 주문하고 음식 나오면 식판 가져오고 물 떠오고 넵킨 가져오기 등 모두 저는 주형씨 시켰습니다. 사회 적응을 조금이나마 돕고 싶어서요. 만난지 한시간 가량 지나고 나니 저한테 형이라고 부르며 “형 좋다!”고 합니다. 저도 “주형 최고!” 라고 대꾸 해 주었습니다. 솔직한 감정인 것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하늘공원에 함께 올랐습니다. 입구에서 계단을 타고 올라 가는데, 대부분 무척 힘들어 합니다. 주변을 돌아보니 모두들 짝꿍과 얘기 주고 받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공원정상에 도착하여 생태해설가 선생님의 해설을 들으며 생태체험을 하면서 공원을 한 바퀴 완전 돌아 버렸습니다. 온통 억새풀 천지입니다. 마치 눈이 쌓여 있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주형씨도 멋있다고 하네요. 생태체험이 끝나고 이제 기념사진을 찍으면서 과정을 마무리 하려고 합니다. 사진을 보니 모두들 한 컷씩만 찍는데 회사모델인 김길주씨와 김태호씨는 밖에서도 여자들한테 인기가 좋군요. 저한테까지 와서 자랑하네요. 헤어지면서 주형씨가 “형 고마워요. 다음에 또 봐요” 하는 말을 들었을 때 전 두 손을 잡고 아무 말없이 꼭 껴안아 주었습니다. 엽서에 쓴 것처럼 오늘 주형과 함께한 시간을 잊지 못할 것입니다. 옆집 동생처럼 장난도 치고 심부름도 시키면서 주형씨와 함께하는 동안 그만 정이 들었나 봅니다. 오늘 추운 날씨 속에서도 끝까지 천사와 같은 아름다운 마음으로 함께한 사우님들! 참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12년 전 신입사원 시절 봉사할 때 느낌과는 다른 감정을 오늘 느낍니다. 몸이 장애라 하여 정신과 감정까지 장애는 아니랍니다. “법과 규정을 어기고 남을 속이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내가 오히려 정신적·도덕적 장애인이 아닐까? ” 생각해봅니다. <준법감시팀 안기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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